'블랙홀' 된 의대…SKY 합격도 대거 포기하나

입력 2024-02-06 18:53   수정 2024-02-14 16:28


내년부터 의대 정원이 2000명씩 늘어남에 따라 대학 입시에도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재 전국 의대에서 선발하는 새내기 의대생 규모가 3058명에서 5058명으로 급증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올해 수도권 상위 대학들의 새학기부터 신입·재학생의 중도 이탈이 급증하면서 n수생 규모가 역대급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인재 전형 비율이 늘어나면서 중학교부터 지방으로 이동하는 학생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Y 합격생 80%, 의대 합격선
6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면 현재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합격생의 78.5%가 의대 진학 가능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SKY 신입생 10명 중 8명은 의대에 지원해도 합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2025학년도 입시에서 의대에 갈 수 있다는 기대로 올 새학기에 등록을 포기하거나 휴학하는 학생이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정원이 2000명 늘어나기 때문에 졸업생, 반수생 등 n수생 규모가 역대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원 확대에 비례해 의대 지원자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우 소장은 “지금은 서울대 공대 지원 성적권 학생이 지방대 의대를 같이 쓰지만 앞으로는 연·고대 이공계 성적으로도 가능해진다”며 “의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의 절대적인 숫자가 크게 늘 것”으로 내다봤다.

종로학원은 2024학년도 9532명이었던 의대 준비생이 내년에는 1만5851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선발 인원이 늘어난 만큼 합격선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종로학원은 “국어 수학 탐구 백분위 점수 기준(300점 만점)으로 현재 285.9점인 의대 최저 합격선이 281.4점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 중학교 전학도 늘 듯
지방 의대를 진학하기 위한 전략도 다양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비수도권 중심으로 의대 정원을 늘리고, 지역인재전형으로 60% 이상이 충원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지방권 학생의 의대 진학이 서울,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는 의미다. 비중이 40%(강원·제주 20%)인 현재도 지방인재는 의대에 들어가기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입시에서 지방권 27개 의대를 분석한 결과, 수시 지역인재전형 경쟁률은 10.5 대 1로 전국단위 경쟁률(29.5 대 1)보다 낮았다. 정시전형도 지역인재전형은 4.9 대 1로 전국단위(9.1 대 1)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인재전형 비중이 60%까지 확대되면 이를 노리고 중학교 때부터 지방으로 이사하는 수요가 늘 수 있다는 게 입시업계의 분석이다. 2027학년도까지는 고등학교만 해당 지역에서 나오면 되지만 2028학년도부터는 고등학교뿐 아니라 중학교도 수도권 외의 지역에서 나와야 지역인재전형에 응시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역인재전형은 의대뿐만 아니라 약대, 치대, 한의대 모두에 적용돼 지방권 학생은 다른 의약계열 진학도 쉬워질 것”이라며 “지역인재전형의 합격선이 매우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교육 업체들은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n수생 증가로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령인구 감소와 정부의 각종 조치로 위축됐던 사교육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수생이 증가하면서 재수종합반을 중심으로 의대 특별반이 추가로 개설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학별 정원과 지역인재전형 규모 등은 오는 5월 말 대학들이 2025학년도 전형 계획을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할 때 확인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늦어도 4월 중 각 대학에 정원을 통보할 계획이다.

강영연/이혜인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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